
이직을 하고 한달이 지났다. 한달이 벌써 지났다고 해야 하는 건지 한달밖에 안 지났다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환경은 이전회사랑 여러가지로 극과 극이라서 뭐가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뭐가 됐든 새롭다.
나는 내 손이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전 회사에선 속도를 위해 업무 체계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일단 한 단위 배포까지의 개발은 다 완료하고 그 뒤에 산출물을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중간의 히스토리는 남지 않는 경향이 있다.
모든 일에 지라 티켓을 만들며 라이브 서비스에서 브랜치 전략을 빡세게 가져가는 거랑, 그냥 나 혼자 개발하면서 적당히 브랜치 두 세 개 쓰는 거랑은 속도 차이가 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사실, (큰 이슈가 없고 평이한 난이도의 개발건을 기준으로)
내가 수제코딩으로 AI 없이(-혹은 챗지피티 초창기 시절의 채팅 도움 받으며) 개발 하는 거랑 풀 바이브코딩 하면서 프로세스 다 지키는 거랑 개발 속도가 비슷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나는 내 손이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기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뭔 1인이서 바이브코딩을 해서 제품을 출시해서 다 된다 이러고 강의를 파는 것에 비해서 실제 서비스의 뒷편을 보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정말 많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건가?
유저 입장에서는 '왜 이런 기능이 없지?', '왜 타사에는 AA인데 여기는 BB이지?'하고 당연하게 갖는 의문들이 있어도 서비스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그거 개선하려면 새로 태어나야 하는 수준인 문제들이 꽤 많다.
세상엔 스타트업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오래된 서비스들도 정말 많다.
나도 이직을 하고 나서 이전 회사와는 다른 고민들을 하게 되는데 개인으로서의 고민도 있지만 우리 회사의 제품이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도 하게 된다. (내가 크게 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냅다 스타트업에서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것과 달리 오래되어 안정화된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길은 또 다르다. 오래된 서비스에는 역사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으로 제일 좋은 것만 사용해서 개발할 수가 없음. 레거시라는 게 그렇고... 기존 유저라는 것도 그렇고...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이해 관계도 있고.
예를 들어 이런 이슈가 있음.
우리 서비스는 유저가 크게 두 종류로 좀 신기하게 나뉜다.
두 사용자층이 보는 컨텐츠도 ...당연하지만 극단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레거시가 많이 남아있어도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
이걸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일개 개발자는 레거시 시원하게 없애버립시다!! 하고 싶지만 당연히 그래서는 안 될 일이다. 💦
나는 일단 지라 사용법이나 덜 헷갈리는 게 중요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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