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춘기

2026. 3. 5. 21:35·개발자적삶

출근한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함을 느껴야 하는 시기.
새롭게 직장인으로서 출근을 시작했다.

아직은 새로운 출퇴근 루트 최적화도 하고 새 근무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회사의 서비스도 익혀야 하기에 (핑계일수도) 실제로 개발하기나 AI 다루기 바이브코딩하기 그 자체는 조금 쉬고 있다(는 거 자체가 또 도태될까봐 무섭기도 하지만.....) 직전 회사는 정시 출퇴근시에 10to6였기에 상대적으로 매일 한 시간 야근(.......)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건 주 35시간 회사가 특이한 거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언젠가는 해야 했을 일. 체력 관리에 유의하면서 우선은...화이팅. 나는 경력직이라 함은 당장 일 시작~~~~~일 줄 알았는데 적응 기간을 부여받았다.

지금까지의 일과, 일에 필요했던 스킬 포인트와는 또 다른 방향성을 잡아야 할 거 같고 나는 어쨌든 프론트엔드 개발이라는 근본의 베이스는 같지만 업무의 방향과 필요 능력이 정말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요새 개발은 그냥 AI고 눈 뜨면 AI가 뭔가 바뀌어 있다.
그걸 보다보니 내가 AI가 조금 싫어졌던.... 대충 개
(발)춘기가 왔던 때의 생각이 난다.

때는 작년...
그때도 당연히 AI가 이슈였다.

(전)회사에서도 어떤 팀은 AI를 적극 도입하여 코드리뷰 자동화를 한다든가 여러가지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회사 자체가 AI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기조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당장 AI가 문제가 아니라 골치 아픈 프로젝트로 인한 여러가지로 다이나믹한 일들이 많았기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또 고객사에서는 AI를 통한 혁신을 꿈 꾸고 있었다. 또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LLM을 개발하기도 하기 때문에 정말정말 관심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AI 도입과 혁신 MCP 도입 이런저런 자동화... 등등 성과가 될 법한 일들은 고객사 내부의 개발자가 주로 주도하고 그 부분에 대한 연구를 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떨어지는 일들은 그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데 아직은 AI로는 모자란 한끗이라든가.... AI를 돌리기 위해 베이스가 될 이른바 노가다 작업, 그런 것들이었다. (틈새로 느닷없이 데이터 라벨링 숙제를 하기도 했음)

그리고 또, SI 개발이라 함은 결국엔 공수와 이윤의 싸움이기에 뭘 어떻게 하든 일정이 타이트해진다.
일단 기본적으로 부여받은 일정 자체도 매우 타이트 하며 당연히 요구사항은 중간에 추가되고 변경되기에 뭘 어떻게 해도 기간은 물리적으로 모자르다. 최대한 기간을 번다고 해도 작업자가 부여받는 기간은 결국엔 마음이 좀 아픈 편이다.

그런데 고객사에서는 이제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우리가 AI 툴(커서)을 지원해주겠다. AI를 사용하면 생산성이 30%는 증가한다던데? 그럼 공수가 더 추가될 필요가 없다.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는 개춘기가 왔다.
AI의 과도기여서 AI를 사용한 것을 반영한 공수를 정량적으로 산출하는 것도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고....   SI에서 AI를 인식하여 여기서 더 공수를 줄여버리면 상당히 힘든 길이 되지 않나 싶었다. 기술 발전에 같이 합류해야 하는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나는 뜬금 없지만 파이널판타지14라는 mmorpg게임을 대학생 시절에 정말 열심히 했다. 난 온라인 게임은 안 하는데 딱 이 게임 하나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주로 탱커 직업군을 했다. 4.0 시절에는 탱커가 어그로 관리를 약간 게이지를 보며 관리를 수동으로 해줘야 했다. 난이도는 있고 번거롭지만 손맛이 있다. 5.0 패치부터는 스탠스를 켜면 어그로라는 것을 전혀 관리할 필요도 없고 그냥 때리면 됐는데 편의성은 너무 좋아졌지만 손맛도 떨어지고 직업마다의 특성도 떨어져서 쉽고 재미가 없어졌다. 불편함에서 오는 재미와 성취감과 돌발 상황이라는 게 있는 것이다.

개발도 그냥 한땀한땀 하던 시절만의 손맛이 있다. 복사 붙여넣기로 기워넣던 시절에는 영타 속도도 나름 개발자의 덕목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영원히 스택오버플로우와 웬 이상한 중국 웹을 떠돌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난 수제 코딩을 하던 때가 더 재밌었던 거 같다.

근데 그런 식으로 따지면 그 옛날 슈퍼패미컴 게임 만들던 게임 프로그래머에 비하면 고작 내가 하던 수제 코딩은 그다지 수제 코딩도 아닐 거 같다.

이제는 어쨌든 AI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
나는 지금은 SI는 하지 않고 있고 당분간은 다른 개발 방법에 얼른 적응해야 하는데
지난 3년간 SI 개발을 했던 만큼, SI는 AI와 함께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한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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